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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NGHUN        
작성일 10/19 (일)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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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인의 질병

고경죄3 : '전라도 혐오'는 경상도의 질병 - 유시민 경패

다음은 유시민이 1997년에 쓴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내가 겪은대로 말하자면 경상도 사람들의 전라도 혐오감은 '전라도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린 시절'에서부터 형성된다. 

...어릴 때부터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리기 때문에 경상도에는 아무리 입이 심심해도 해태 껌은 사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곧바로 출발하는 광주고속 버스에 빈자리가 있는데도 30분씩 기다렸다가 (광주고속이 정말 전라도 사람의 회사인지도 모르면서) 다른 회사 차를 타는 젊은이도 드물지 않다. 나는 대구에 사는 동안 이런 아이와 젊은이들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학에 들어갈 때 까지는 전라도 사람들이 '아무래도 좀 그럴 것' 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전라도 사람을 만난 적이 없으면서 편견을 가지기로는 어른들도 마찬가지 이다. 88고속도로가 뚫리기 전 대구와 광주는 서로 왕래가 드문 도시였다. 그래서 전라도 사람에 대한 대구 사람들의 '혐오증'은 거의 전적으로 서울 등 객지에 나갔다 온 사람들이 주는 정보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강원 충청,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다르지 않다.

...나는 전라도 사람들의 '상대적 빈곤'이 박정희 시대에 진행된 지역적 불균등 발전의 결과라고 본다. 알다시피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공장이라는 공장은 거의 모두 수도권과 경남북에 몰려 있었다. (경남북이 전남북보다 산업 입지가 좋았기 때문이 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보지만 여기서 따지지는 않겠다.)

...서울의 전라도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전라도의 지세' 도 아니고 '전라도 사람의 타고난 근성'도 아닌 박정희 정권의 과격한 농촌 해체 정책과 걍상도 위주의 불균등한 산업유치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전라도 혐오증'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특히 경상도 사람에게는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운 정신적인 '질병'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물론 다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자기네가 30년 동안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자랑하면서도, 그 대통령들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본 전라도 사람들에 대해서 미안해 하기는 커녕 그들을 싫어하고 업신여긴다.

장기간에 걸쳐 반복해서, 주위의 충고와 권유를 무시하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보통 '저사람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지역사람이라면 모를까, 경상도 사람이 스스로 '전라도 혐오증' 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으면서, 또 그것을 노골적으로 내보이기까지 한다면, 이것을 '정신병' 말고 다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표현이 옳지 않거나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구체적인 예를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청와대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정계, 군부, 관계, 학계, 재계의 의사결정 구조 꼭대기에는 '부산 복국집'에서 '지역감정이 확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 전직 법무장관과 내무관료들 같은 경상도 출신 '나으리'들이 앉아 있다. 이 사람들은 평소에 인사권을 행사할 때 경상도 출신을 우대해 중요한 자리에 기용하면서도 전라도 사람들은 '출세길' 을 막아 버린다.

그러고는 아주 중요한 직책에 사람을 쓸 때는 '능력에 따른 인사를 하다 보니 경상도 사람이 좀 많게 되었다' 고 주장한다. 김영삼 대통령도 집권 중반기 내각에 전라도 출신이 거의 없는 것을 기자들이 지적하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옳은 말이다! '노른자위 보직을 여럿 거친 사람일수록 업무능력이 뛰어나다' 는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찾으면 전라도 사람이 보일 리가 없다. 원래부터 노른자위 보직은 그 사람들에게 주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대학교에서 재단 이사장과 총장이,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전라도 출신은 교수로 뽑지 않는다는 것을 교수 인사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면 (지금은 달라졌기를 바라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대학이 정말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정신병 환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할 때는 전라도 청년이 경상도 청년만큼 수가 많은데, 별을 단 사람을 보면 전라도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가 '경상도 사람이 유전적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휘업무를 더 잘하기 때문에 별을 많이 달았다'고 누가 말 한다면, 이 사람을 제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 사람들은(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조센징은 더럽다'고 한다. 그런데 식민지 주민 '조센징'이 일본 사람들이 '더럽게' 여기는 일을 하면서 '더럽게' 산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일에 부려먹을 생각이 없었다면 그네들이 조선을 집어 삼킬 이유가 없었을 것이니까. 그들은 또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조선인 또는 한국인이 일본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자기네 손으로 오늘날까지 여전히 막아 놓고 있다.

'조센징'이 자기네가 '더럽다'고 여기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도록 해 놓고는 그 입으로 '조센징은 더럽다' 고 하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하는 일본 사람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경상도 출신의 '나으리'들은 자기네도 똑같은 짓을 하면서 자기가 정신나간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다른 지역 사람들 역시 정신 나간 짓 그만두라고 충고하는 법이 별로 없다. 모두가 정신이 나간 것일까?

(유시민, 97대선 게임의 법칙, 돌베개,1997년, 118-128쪽)

*******

유시민이 '경상도'에 취하는 입장은 조선일보가 '박근혜'에게 대한 입장과 유사하다. 요컨대 과오 자체를 부정하기 보다는 과오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과오를 해석하는 논점을 오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래서 윗글이 더 의미 있다. 경상도패권주의자조차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못한 경상도와 경상도 출신 "나으리"들의 실상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시민 글의 진짜 의도와 의미를 이해하려면 아래 2개 글을 읽어야 한다. 이를테면 해설서이자 해독제이다:

유시민의 "전라도 혐오증"은 사이비
http://speculum57.egloos.com/124022
유시민, 전라도 혐오증을 퍼트린 경상도 패권주의자 
http://speculum57.egloos.com/835837

경상도인의 고경죄 참회는 더 많아져야한다. 경상도 출신도 경상도패권주의 열차에서 뛰어내리면 충분히 양심에 따라 당당하고 정의롭게 살 수 있다. 

"경상도 출신으로서 경상도패권주의를 방조한 죄를 통감합니다. 고향이 경상도라서 죄송합니다. 대한민국에 경상도가 지은 죄가 많은 만큼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며 살겠습니다."

어렵지 않다. 아니 어려워도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게 용기를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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